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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유사업종 현장 경험을 먼저...
이상수   2017-11-02
요즘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취업보다는 창업에 관심을 두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처음부터 자기 적성을 살리고 꿈을 살리기 위해 창업을 하고자 뛰어드는 이도 있지만 일자리가 바늘구멍만큼이나 좁으니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창업이나 해보자는 식으로 뛰어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창업 육성을 위해 수년간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지원금 규모도 늘리고 있지만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그 효과가 뚜렷하게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창업은 청년들의 꿈을 실현시킬 만능키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우선 창업이란 생각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창업의 성공확률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통계로는 1년에 창업자의 약 80%가 실패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기술창업 성공률은 5%에 불과하다고 하니 창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이 간다. 이러니 ‘창업은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창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청년들의 창업의지를 꺾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래도 청년창업은 기업가정신이 뚜렷하다면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을 하려면 성공한 사람보다는 실패한 사람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예비창업자들은 성공한 사람을 바라보고 그들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패한 사람을 통해 덜 실패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미안한 얘기지만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필자가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도 창업하고자 하는 유사업종애 대한 경험을 쌓으라’고 권하고 싶다. 경영은 의사결정의 과정이라고도 말한다. 하나의 점포나 작은 회사 일지라도 운영하는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 때마다 경영자는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한다.

이 때마다 지인(知人)에게 물어볼 시간이 없는 경우가 있으니 그런 상황에서는 본인이 판단을 해야 한다. 판단의 여하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리기도 하니 쉽게 넘길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경험이 부족한 창업초보자로서는 쉽지 않은 일들이다. 이런 상황을 보다 슬기롭게 벗어나려면 경험을 쌓는 방법밖에 없다.

오래 전에 일본에서 시청한 ‘빈곤탈출작전(貧困脫出作戰)’이라는 TV 프로그램이 기억난다. 그 프로그램에 의하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이 사회 기관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신청을 하면 방송국과 매칭을 시도하여 적어도 6개월 이상 유사업종에서 실무경험을 쌓게 한다. 그들 중에는 훈련기간에 혹독한 훈련을 참지 못하고 도중에 하차하는 경우도 있었다.

훈련을 무사히 마친 젊은이에게는 본인이 희망한 지역에 창업을 하도록 알선해주고 점포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까지 전문적인 지도와 방송국 차원에서 홍보도 해주었다. 창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빈곤탈출작전’ 프로그램은 종료된다. 여기서 주는 메시지는 현장 실무경험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아이템이 사업에 성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지식에 대한 학습뿐만 아니라 실무적인 경험도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창업을 너무 쉽게 대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우려일까? 그렇다면 다행이다. 

일본의 유명한 컨설턴트인 후쿠자와 히데히로씨는 창업을 하고자 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먼저 개미가 되어라. 그 다음에는 잠자리가 되어라.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간이 되어라”. 이 말의 속뜻은 개미가 땅바닥을 기어 다니다가 먹이를 발견하는 것처럼 초짜 예비창업자들은 자신의 모든 감각을 현장의 눈높이에 맞춘 채 옥석의 구분 없이 가능한 많은 정보를 끌어 모은다.

하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는 잠자리는 땅 위의 사물을 다각적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겹눈을 통해 정보를 보다 쉽게 찾아낸다. 이들은 초짜 시절에는 알아내지 못했던 현장의 전체적인 모습이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게 되고 통찰력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여 파악하는 ‘겹눈’의 훌륭한 기술도 가지게 된다. 이렇듯 개미나 잠자리의 경지라면 분석이나 통찰에는 뛰어날지 모르나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여 움직일 수는 없다. 바로 이 점이 ‘감정’을 가진 인간만이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유능한 창업자가 되려면 개미와 잠자리의 경지를 거쳐 ‘인간’이 돼야 한다. 하지만 개미와 잠자리의 단계를 밟지 않고 바로 인간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은 냉정한 이성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창업은 바다위의 모래성처럼 수많은 파도와 바람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감을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 환경에서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 전 제일 먼저 관련 정보를 찾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유사 업종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야 그나마 실패를 줄일 수 있고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유사업종에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은 일은 매우 주요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수 광주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